[정성식 PD의 크립토 세상] 원칙을 잊지 않는 투자

by 정성식조회 1,5512023-08-08

인공지능과 인간이 겨룬 세기의 대결을 기억하는가?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 이 대결은 인공지능의 바둑 능력이 프로 기사와 얼마나 견줄 수 있는지를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결과는 4승 1패, 알파고의 대승으로 끝났다. 


알파고의 승리 배경에는 알고리즘이 있었고, 그 뒤에는 빅데이터와 수많은 학습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인공지능 컴퓨터는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과는 달리 항상 ‘원칙’에 따라 최적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기대가 아닌 원칙으로 

“절대로 ~하지 않겠어.”, “반드시 ~하겠어.”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다짐한다. 이 다짐이 반복되고 고정되면 원칙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원칙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원칙을 무시하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난 10% 수익이 나면 매도하겠어.”라는 원칙을 세웠는데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10%에 근접하면, 또 다른 10%의 수익을 기대하며 매도하지 않는다. 어느새 내 마음에 들어선 탐욕이 그동안 지켜왔던 원칙을 밀어낸 것이다. 


손실 구간에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정한 손절가에 근접하면 과감하게 정리해야 함에도, 반등을 기대하며 물타기를 나선다. 하지만 계속되는 물타기는 수치적으로 손해율을 낮출 뿐, 리스크는 점점 커지게 된다.



원칙에는 관용을 배제시켜라

많은 투자자가 원칙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 원칙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이 많다. 원칙이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 원칙은 이미 무용지물이 된다. 그리고 결국 투자 판단력까지 약화시킨다.


가치투자의 대가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은 ‘투자는 IQ나 통찰력,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과 태도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투자에 있어 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 것이다. 



원칙이 중요한 이유

그렇다면 우리는 왜, 원칙에 입각해 투자해야 하는 것일까? 먼저, 원칙에 입각한 투자는 감정적인 판단을 막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래서 수익률이 낮더라도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감정적인 판단에 의한 투자는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가로막아 잘못된 투자 결정을 내리게 될 확률을 높이고, 이는 결국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두려움, 포모증후군(FOMO, Fear of Missing Out)에 휩싸여 원칙이 무너지면 성급한 결정을 하게 된다. 또, 수익을 크게 본 경험으로 생긴 자신감이 과잉되면 그동안 지켰던 원칙은 뒤로하고 위험관리에 소홀하게 된다. 이는 곧 무리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결과다.


둘째, 원칙에 입각한 투자는 명확한 기준을 제공한다. 원칙은 다른 말로 하면 기준이다. 기준이 흔들리지 않으면 목표로 향하는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하더라도 언젠가는 도달하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작은 배가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절대 움직이지 않는 명확한 목표점이 있기 때문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내가 세운 원칙을 따르다 보면, 언젠가 내가 목표한 수익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원칙에 입각한 투자는 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원칙은 많은 사람이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얻은 표준 답안과도 같다. 따라서 원칙을 세우고 따른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검증된 길을 걷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중도에 숨어 있는 리스크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혜안을 제공한다. 원칙에 입각한 투자 방식을 따르면 반드시 피해야 할 위험은 피하고, 더욱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성공적인 투자는 결국, 내가 세운 원칙을 얼마나 잘 지켜내느냐에 달려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성공투자로 가는 지름길이다.

정성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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