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누가 요즘 이렇게 비트코인을 던지고 있는 거냐면

by 주기영조회 7912025-11-27

[인터뷰] 누가 요즘 이렇게 비트코인을 던지고 있는 거냐면


기대했던 ‘업토버’가 증발한 것도 당황스러운데, 비트코인 가격이 11만달러대에서 빠르게 8만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폭발적인 상승장 왜 안오냐’고 불만을 터트리던 알트코인 보유자 입장에서는 연이어 떨어지는 비트코인 가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정말 이렇게 하락장으로 접어드는 걸까요? 그러면 내 코인 가격은 얼마나 떨어지는 걸까요? 앞으로 혹시 상승 반전이 일아날 가능성은 없을까요? 여러 가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 온체인 데이터 분석 ‘1타 강사’인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를 만났습니다. 


사실 요즘 크립토는 글로벌 거시 경제 영향에도 상당 부분 좌우됩니다. 정확한 가격 향방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주 대표는 인터뷰에서 현재 크립토 시장을 둘러싼 수급 현황을 설명하면서 “다른 조건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고 시간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래는 주기영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주 대표 인터뷰 이후에 계속 이어질 크립토 셀럽들의 연쇄 칼럼 코너 ‘셀럽의 조언 시즌2’에도 투자자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연초부터 이어진 전통 고래 vs 신규 고래 다툼이 지금 하락장”


원더프레임 : 최근 4년 주기설에 대한 얘기가 정말 많습니다. 


주기영 : 현재 비트코인 시장의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아무래도 상승 동력의 대부분이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와 MSTR(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가 되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더프레임 :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표현을 해도 될 정도로 비중이 높나요? 


주기영 : 과거에는 크립토 판의 소액투자자와 고래와의 알력이 있었고, 또 비트코인 채굴자들도 시장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이들로 분류를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상당히 단순해졌어요. 지금 하락장을 포함해 요즘 시장은 전통 고래와 신규 고래가 싸우는 거고 나머지는 사소해졌습니다. 


원더프레임 : 신규 고래라는 건 MSTR이나 현물 ETF를 매수하는 미국 기관투자자 그룹일까요?


주기영 : 그렇죠. 전통 고래는 파는 쪽이고, 신규 고래가 사는 쪽이었습니다. 지난 1년을 그렇게 시장에서 첨예한 대결을 벌여 왔어요.



원더프레임 : 그럼 이번 하락의 직접적 원인도 혹시 이 부분과 관련이 있을까요?


주기영 : 제가 데이터로 살펴본 바로는 2025년 시장에 유입되는 돈도 많았지만, 그만큼 파는 돈도 많았습니다. ETF와 MSTR의 매수세가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비트코인 고래들이 워낙 많이 팔았어요. 이들의 평균 매수 단가는 1만6000달러 정도로 보여요. 수익 실현은 매일 거의 조 단위로 이루어졌으며, 거래량 차트에서도 큰 거래량이 관찰됐습니다.(*주기영 대표는 2023년 1월에 기록된 OKX 등 여러 중앙화 거래소들의 시장가 롱-숏 비율 데이터를 근거로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


Bitcoin Taker Buy Sell Ratio -OKX. 출처: CryptoQuant


원더프레임 : 그만큼 저가 매수 상태인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많다는 얘기네요.


주기영 : 맞아요. 현물 투자자들도 사정은 비슷해요. 저희는 비트코인 1만개 이상을 155일 이상 보유한 고래 지갑의 매수 평균 단가를 3만8000달러 정도로 파악하고 있어요. 심지어 바이낸스 전체 트레이더들의 평균 단가도 5만달러 정도에요. 이게 무슨 의미냐면, 일반 개미들조차 두 배 정도 수익을 냈다는 얘기입니다. 이들도 포지셔닝은 매수보다는 매도에 가깝죠. 


BTC-Cost basis Compaison. 출처: CryptoQuant


원더프레임 : 대표님이 올해 초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고래 매도를 경고하는 분석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기영 : 작년 말부터 10만달러 부근에서 전통 고래들이 매도를 시작했어요. 이후 ETF와 MSTR에서 매수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회복되는 듯했지만, 올해 10월부터 매수가 끊기고 ETF의 아웃플로우(자금 유출)가 많아지자 시장은 주춤하며 떨어지고 있는 것이죠.


“지금 사이클, 사실상 어깨쯤 왔다”

원더프레임 : 요즘 사람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은 역시 하락장 사이클이 시작되었느냐 하는 부분일겁니다. 어떻게 보세요? 


주기영 : 저는 시장 사이클을 분석할 때 ‘PNL 인덱스(On-Chain 지갑들의 평균 수익률을 나타낸 지표)’를 핵심 지표로 사용해요. PNL 인덱스를 365일 이동평균(MA)으로 볼 때, 현재 시장은 사이클 상 '어깨쯤'에 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BTC: PnL Index Cyclical Signals. 출처: CryptoQuant

원더프레임 : 어깨쯤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주기영 : 어깨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중간이라는 거죠. 한 번 정도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 하지만 머리로 올라가지 않고 바로 떨어져버릴 수도 있고요. 이 지표에 따르면, 현재는 상승장의 마무리 단계이며, 이후 움직임은 머리를 한 번 찍고 내려갈지, 어깨에서 끝내고 내려갈지의 문제로 보입니다. 


원더프레임 : PNL 인덱스 이외에 현재 크립토 시장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주기영 : 현재 비트코인 시장은 '밸류에이션 승수 효과(Valuation Multiplier)'가 거의 없는 뉴트럴(중립)한 상황에 가깝습니다. 이것은 리얼라이즈 캡 상승률과 마켓캡 상승률의 차이를 보면 됩니다. 투자금 1달러가 5달러가 되는 마법이 일어났던 과거 상승장과 달리, 지금은 기대값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BTC: Growth Rate Difference (Market Cap vs. Realized Cap). 출처: CryptoQuant


원더프레임 : 사람들이 하락장 여부를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낙폭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 하락장 시작 후 80~90%까지 하락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만약 하락 사이클이 시작됐다면 과거처럼 폭락하는 일이 있을까요?


주기영 : 과거처럼 70~80%씩 폭락하는 하락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 30%까지는 떨어질 수 있다고 가정하고 시간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확한 가격을 짚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10만 달러(인터뷰 시점의 비트코인 가격)에서 30%가 떨어진다면 약 7만 달러 선까지 내려갈 수 있는 식이라는 것이죠.


원더프레임 : 결국 전통 고래 투자자들이 매도를 멈춰야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겠네요. 

주기영 : 그렇습니다. 


원더프레임 : 그런데 원래 전통 고래 투자자들이 이렇게까지 시장을 좌지우지 했었었나요?


주기영 : 원래 그렇기도 한데, 워낙 저가에 매수했던 탓도 있어요. 비트코인 USDT 페어 선물 계약의 미결제약정을 거래소 USDT 보유량 등으로 나누면 시장의 추정 레버리지 비율을 구할 수 있는데요. 이 비율이 2년 전 대비 두세 배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통 고래들이 1만6000달러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바닥을 치고 오를 것을 예상하고 엄청난 롱포지션을 걸어놓은 게 원인이에요.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계속 차익 실현 하고 있는 거에요. 

BTC-USDT Perp Estimated Leverage Ratio Across Exchanges. 출처: CryptoQuant


“MSTR, ETF에서 유동성 더 들어와야 상승 반전”


원더프레임 : 상승을 기대해 볼 만한 또 다른 포인트가 있을까요?


주기영 : 크립토 시장 안에서 찾으라면…역시 시장의 상승 지속 여부는 결국 MSTR과 ETF 쪽에서 유동성이 더 들어올지 말지에 달려 있습니다.


사실 MSTR의 비트코인 매수 행위는 전통 금융의 본산인 주식 시장에서 돈을 당겨와서 비트코인 가격을 올리는 일종의 유동성 해킹(Liquidity Hacking)으로 볼 수 있어요. 이게 한 1년 가까이 잘 들어맞았는데, 문제는 요즘 MSTR이 돈을 빌릴 수 있는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여요. 단기간 안에 과거처럼 매 주마다 몇 만 개씩 비트코인을 사는 상황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원더프레임 :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주기영 : 글쎄요… 비트코인 가격 자체는 올라갈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지만. MSTR 수장인 마이클 세일러가 또 한 번 세상을 놀래킬 만한 위대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면 상승보다는 하락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봅니다. 전통 고래투자자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것처럼 매도를 계속한다면 말이죠. 하락은 이미 상당 부분 일어나 버렸고, 당분간 혼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원더프레임 : 2024, 2025 상승장에서 별다른 재미를 못 봤던 알트코인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상승장 전환이 된다고 가정해본다면, 알트코인들은 어떻게 될 걸로 보시나요? 


주기영 : 만약 상승장이 온다 해도 알트코인 시장은 '선별적 알트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유동성을 끌어올 곳이 명확하지 않다면, 소수의 선별된 알트코인만 상승할 것이며, 과거처럼 시장 전체가 크게 오르는 상황은 없을 것 같아요. 물론 하락 시나리오에서는 알트코인은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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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인터뷰 참여자의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당사는 그 정확성·신뢰성·완전성에 대해 보증하지 않습니다. 또한 본 콘텐츠는 당사의 공식 입장이나 해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