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개인 간 전력 거래로 효율성을 더하다

by 조회 3,6342022-05-20

발전소 직원의 실수로 발생한 블랙아웃(Black out)

2017년 8월 대만 내 최대 LNG 발전소인 다탄 지역의 화력발전소의 연료 공급 장치에 문제가 생겨 동력기가 멈추면서, 전체 국토의 약 46%(688만 가구)에 해당하는 지역이 단전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규모 정전사태인 블랙아웃(Black out)이 발생하며 시민들은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상점의 영업이 중단되며 도시 기능이 마비됐습니다. 결국 경제부 장관이 책임지고 사임하 총통까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는데요. 이 사건이 발생한 원인은 발전소 직원의 조작 실수였습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개인 간 전력 거래 시도

만약 발전소가 중앙집중형 시스템이 아니라 블록체인이 적용된 분산형 시스템에서 구현되면 어떨까요? 발전소의 전력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전체 국토의 약 46%에 해당하는 가구가 동시에 불편을 겪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2017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전력공사와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으로 이웃 간 전력 거래 및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실증 서비스를 구축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전력 거래 개념도]

내집 지붕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전기를 생산한 사람이 사용하고 남는 전기를 블록체인 기반의 전력 거래 플랫폼을 통해 이웃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니다. 정부는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이들 생산과 소비를 겸한다고 하여 프로슈머(prosumer)라고 지칭하고 있는데요. 프로슈머는 이웃에게 전력을 판매한 대가 에너지 포인트 받고, 이를 전기요금 납부, 현금 환급, 전기차 충전소에서의 결제 수단 등으로 활용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실증 사업은 옆집의 이웃을 전력생산자로 변화시켜 전력 생산 및 이용의 효율성을 최대치로 끌어낸 사례라고 볼 수 있죠.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서비스 출시 및 운영 중

해외에서는 이미 블록체인 시스템을 활용해 전력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을 출시한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솔라코인(Solar Coin)이 대표적입니다.


*솔라코인은 2014년 자원활동가들에 의해 설립된 솔라코인재단(Solarcoin Foundation)에서 운영하고 있음


[솔라코인 지급 프로세스]

<출처: 한전경제경영연구원>


이는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패널을 갖추거나 태양광을 활용해 전기를 발전하면 1메가와트(MWh) 당 1솔라코인을 지급받는 구조입니다. 지급받은 솔라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거래하는 데 사용 가능합니다. 솔라코인재단은 1 솔라코인이 약 680kg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발전하는 블록체인 기반 전력 거래 시스템

해외의 블록체인 기반 전력 거래의 특징 중 하나는 특정 민간 커뮤니티에서 자체 전력 생산 및 소비하는 프로젝트 케이스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는 뉴욕 브루클린의 프로스펙트 파크(Prospect Park), 영국의 해크니 (Hackney), 네덜란드의 드 꺼블(De Ceuvel)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드 꺼블은 지붕이 좁거나 나무 그늘이 있는 집을 제외하고 모든 지붕에 약 150여 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케이스인데요. 전력을 많이 생산하는 집이 상대적으로 전력이 부족한 집에 전력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웃에게 전력을 제공할 때마다 암호화폐인 줄리에뜨(Jouliette)를 을 수 있는데요. 이를 활용해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에 위치한 드 꺼블 카페(café de ceuvel)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전체 에너지 시장의 25%를 차지할 분산형 전력 시장

그렇다면 한국의 분산형 전력 거래 시장은 어떻게 발전할까요? 앞서 소개한 한국전력공사는 2017년 시범사업 이후 전력 거래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니다. 2021년 삼성SDS를 사업자로 선정하고 프라이빗 블록체인 형태로 ‘KEPCO 체인’을 구축해 전력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해당 과제는 총 2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3년 4월까지 마무리한 후 전력 거래, 에너지 관리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는 2025년이 되면 기존 시스템처럼 국가에서 관리하는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 각 가정에 보급하는 중앙집중형이 아닌 각 가정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전력을 활용하고 거래하는 분산형 전력 시장이 최대 25%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분산형 전력 시장의 발전을 주도할 조력자(Enabler)로서의 블록체인이 어떻게 발전하고 적용될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커넥팅랩.민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