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기본소득 구현에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면?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
최근 챗GPT와 같은 생성형AI 서비스가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대화체로 물어볼 수 있는 쉬운 접근성과 자료 검색 및 요약, 프로그램 코딩 등 다양한 기능에 많은 사람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산업 전반에 걸쳐서 챗GPT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챗GPT의 흥행과 함께 급부상한 것이 인공지능(AI) 기술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AI 혁명으로 인해 38개 회원국에서 일자리의 27%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법률이나 의학, 회계 등 전문 분야도 AI 서비스의 발전에 따라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기술발전으로 인한 실업의 대안, 보편적 기본소득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노동자들의 소득 대체 방안으로 최근 조명받고 있는 것이 바로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입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재산이나 소득,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일정 수준의 최저소득을 보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더라도 기본소득을 통해 경제적 안정을 확보할 수 있으며, 시간을 들여 더 나은 일자리를 찾거나 학업을 통해 전문지식을 취득하여 자기 경쟁력을 향상할 수도 있습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제도의 장단점
기존 복지제도와 비교 시 보편적 기본소득의 가장 큰 장점은 실행이 간단하다는 점입니다. 현대 사회복지체계는 복지 대상자의 자격조건을 정해놓고 행정조사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합니다. 선정 이후에도 모니터링을 통해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복잡하고 높은 행정비용이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기본소득은 대상자의 검증이 불필요하며, 대상자 선별과정에서 발생하는 낙인 효과도 없습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기본소득 지급에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세금을 인상하여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 조달 시 물가인상을 초래하여 결국 빈곤층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본소득 제도에 접목한다면?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기본소득을 실현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들이 다수 등장하여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본소득 제도의 구현에 적용하면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기본소득의 분배 과정에 활용하면 기존 대비 빠르고 저렴하게 지원금을 배분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기록되어 공개되기 때문에 기본소득이 공정하게 지급되는지 여부를 누구나 검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을 활용한 송금에는 국경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개별 국가의 경제상황과 정치시스템에 국한되지 않고 범세계적인 기부 및 분배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기본소득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받는 재원마련 문제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로도 완전한 해결은 어렵지만, 토큰이코노미를 잘 설계하여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으면 재정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블록체인 기본소득 프로젝트 1 : 굿달러
다음으로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며 기본소득을 구현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몇 가지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프로젝트는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인 이토로(eToro)의 공동 창립자인 요니 아시아(Yoni Assia)가 설립한 ‘굿달러(Good Dollar)’입니다. 굿달러는 크립토의 대중화를 위해 플랫폼에 가입한 모든 이용자에게 재산‧소득수준‧노동여부와 상관없이 굿달러 코인(G$)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는 전용 전자지갑을 설치하고 카메라로 신원인증을 완료한 경우, 매일 플랫폼에 접속하여 G$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 지급에 필요한 재원은 모 기업인 이토로의 기부와 G$를 예치한 스테이킹 시스템에서 나오는 이자로 충당합니다.
블록체인 기본소득 프로젝트 2 : 임팩트 마켓
두 번째로 소개해 드릴 것은 ‘임팩트 마켓(Impact Market)’입니다. 임팩트 마켓은 셀로(celo) 기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제3세계 국가들을 위한 기부 장려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활용하여 지역단위로 기본소득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부금 조성과 활용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기본소득을 셀로 플랫폼에서 발행되는 USD페깅 스테이블코인인 cUSD로 지급하는데 사용됩니다. 기본소득의 수혜자는 해당 지역의 복지기관의 도움을 받아 선정되는데, 2023년 7월 말 기준 전 세계에서 임팩트 마켓을 통해 기본소득을 받는 수혜자들은 4만 4천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블록체인 기본소득 프로젝트 3 : 월드코인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프로젝트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CEO인 샘 알트먼(Sam Altman)이 설립한 월드코인(World Coin, WLD)입니다. 월드코인은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일자리 상실을 대비하여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프로젝트로, 이용자는 월드코인 앱을 설치한 후 오브(Orb)라는 기구로 홍채 인식을 완료하면 WLD코인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월드코인 프로젝트가 디지털 신원확인에 유용한 홍채 데이터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본소득 개념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도 월드코인이 개인증명 개인정보 유출, 접근성, 중앙화, 보안의 4가지 측면에서 위험요소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