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광고 수익이 아닌 콘텐츠만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
콘텐츠의 품질보다 계정의 가치로 평가되는 소셜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Contents Creator)란 특정 플랫폼을 중심으로 글이나 사진, 영상 등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전문가를 의미합니다. 이들은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여러 SNS 채널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주 수익원은 광고로, 콘텐츠를 통해 트래픽을 모아 광고 수익을 벌어들입니다.
하지만 광고 집행 여부는 팔로워 수나 구독자 수 등 계정 자체의 인기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모든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수준으로 계정의 인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더라도 광고가 붙지 않아 수익을 얻기 어렵습니다. 콘텐츠의 수익화를 위해서는 품질보다 계정의 가치가 더 중요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순수하게 콘텐츠만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블록체인 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실패
이미 예전부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여 콘텐츠 자체만으로도 수익을 만드는 서비스들이 주목받았습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바로 스팀잇(steemit.com)입니다. 스팀잇은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소셜미디어 서비스입니다. 콘텐츠인 게시글을 작성하거나 댓글을 달고, 추천 기능인 보팅 활동 등을 하면 자체적으로 발행한 디지털 자산인 스팀(STEEM)을 얻을 수 있습니다. 광고 수익이 아닌 콘텐츠 자체로 수익화할 수 있으므로, 글을 쓰며 돈을 버는 소셜미디어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스팀잇은 한때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 한화로 1조 원을 훌쩍 넘기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인기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스팀잇의 추락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서비스의 본질이었던 콘텐츠의 한계가 미치는 영향도 컸습니다. 소셜미디어 서비스는 일상을 공유하거나 정보와 지식을 나누기도 하며, 서로 간의 교류를 위해 이용하는 등 여러 사람이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스팀잇은 주로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이용자들이 모이다 보니 일상적인 콘텐츠 대비 블록체인이나 디지털 자산 관련 콘텐츠의 수가 많아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엔 어려운 소셜미디어가 되어버렸고, 다른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래 유저들을 중심의 서비스가 되며 한계를 보였습니다.
웹3.0의 가능성을 보인 직톡
스팀잇이 실패했던 블록체인 기반의 돈 버는 콘텐츠로 기대를 모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MZ세대에게 친숙한 숏폼 콘텐츠 플랫폼인 직톡(ZIKTALK)입니다. 숏폼 콘텐츠를 업로드하거나 시청하는 것만으로 디지털 자산인 ZIK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콘텐츠를 공유하거나 친구를 초대하는 등 플랫폼 내 활동에 대해서도 ZIK이 제공됩니다. ZIK은 디지털 자산 지갑을 통해 거래할 수 있고, 송금까지 가능합니다.
직톡의 ‘만들고(Create) 즐기고(Enjoy) 보상받자(Earn)’라는 슬로건처럼 확실한 보상은 사용자가 즐길 수 있는 동인을 제공합니다. 콘텐츠 또한 스팀잇보다 가벼운 주제로 MZ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숏폼 영상이 주가 되기 때문에 확산력이 강합니다. 여기에 영상 및 음성통화, 메시지 등의 소셜 네트워크 기능도 제공하며 MZ세대들의 연결까지 집중하고 있습니다. 직톡은 주로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등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2022년 말 기준 가입자 수가 12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직톡이 매력적인 서비스임에는 분명하지만, 성공을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스팀잇도 서비스 출시 이후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며 성장했지만 결국 추락해 버렸습니다. 직톡이 스팀잇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꾸준한 사용자 유입, 양질의 콘텐츠 지속 공급, 디지털 자산의 가치 유지 등 풀어야 할 숙제들도 많을 것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직톡이 웹 3.0 서비스로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웹 3.0은 ‘탈중앙화’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데이터나 ‘콘텐츠’ 등의 주권을 플랫폼이 아닌 사용자에게 되돌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용자의 콘텐츠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을 성장시키는 자원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주체인 사용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향후 다양한 웹 3.0 서비스들이 등장하며 기존의 플랫폼들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커넥팅랩. 현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