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발행은 누가하나요?
우리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통해 디지털 자산을 매매하고, 디지털 자산 지갑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자산을 전송하고, 스테이킹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자산을 예치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디지털 자산이 시장에 유통되려면 한국조폐공사가 화폐를 만드는 것과 같이 디지털 자산을 발행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는 것일까요?
디지털 자산 발행 주체 여부에 따른 구분
디지털 자산은 발행 주체가 있는 디지털 자산과 발행 주체가 없는 디지털 자산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앞서 디지털 자산이 발행되어야 유통될 수 있다고 하였는데, 발행 주체가 없는 디지털 자산이 있다는 말이 조금 이상할지도 모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발행 주체가 있는 디지털 자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발행 주체가 있는 대표적인 디지털 자산으로 리플(Ripple)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리플은 중앙금융기관인 은행 간의 자금 송금을 쉽고 빠르게 하기 위해 공동 개발되었으며, 리플을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해 리플 재단(기존 회사명은 리플 랩스(Ripple Labs)였으나 리플로 상호를 변경)을 설립했습니다. 리플넷이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송금 네크워크를 개발하였는데 바로, 이 리플넷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자산이 리플입니다. 리플은 리플 트랜잭션 프로토콜에 따라 총 1,000억 개가 일괄 발행되었으며, 더 이상 리플이 발행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리플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다른 디지털 자산과는 달리 채굴(Mining) 방식을 사용하지 않으며, 리플 재단이 발행 주체입니다.
이에 반해 비트코인(Bitcoin)은 리플 재단과 같은 발행 주체가 없습니다.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 역시 채굴을 통해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을 생성하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지급받았습니다. 쉽게 말해, 사토시 나카모토가 직접 비트코인을 발행한 것이 아니라, 채굴을 통해 비트코인을 지급받은 것으로 중앙은행, 재단과 같은 발행 주체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의 운영
발행된 디지털 자산은 시장에 유통되어 이용자들에게 그 자체로 경제적 가치를 주거나 해당 디지털 자산이 속한 플랫폼 안에서 작동하는 디앱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용됩니다. 앞서 살펴본 디지털 자산의 발행과 유사하게, 디지털 자산 운영 주체 여부에 따라 구별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의 운영주체는 자신이 예치하고 있는 디지털 자산을 직접 판매하여 유통량을 조절하거나, 디지털 자산이 속한 블록체인 기반의 메인넷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표준을 제시하고, 기존에 드러난 단점을 보완하는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앞서 예를 든 리플 재단은 리플을 발행하고, 운영하는 주체로서 리플넷이 제공하는 은행간 거래용 솔루션, 고객 결제용 솔루션, 인터페이스를 개발 및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은행, 결제 서비스 제공 업체, 디지털 자산 거래 업체, 일반 기업 등과 제휴하여 리플넷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운영 주체가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자산은 해당 디지털 자산이 속한 메인넷을 개발 및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주체가 없기 때문에 대규모의 업그레이드가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경우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메인넷을 개발할 당시 규정해 둔 규칙에 따라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작동하며, 별도의 운영 주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블록체인 생성에 참여하는 채굴자들에게 채굴 시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지급함으로써 비트코인 메인넷이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메인넷은 자체적인 의사결정 내지 투표 기능이 없고,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거래 내역이 담긴 분산 원장을 갖고 있으므로 비트코인 메인넷 프로토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일반적인 중앙집중식 업그레이드 방식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원래의 비트코인에서 분기하여 개발하는 포크(Fork)라는 방식을 사용하며, 그 결과로 비트코인 캐시, 비트코인 골드 등의 새로운 디지털 자산이 탄생하기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