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하드포크
지난 2년간 이더리움 업데이트를 진행해온 이더리움 재단이 최근 테스트넷을 성공적으로 가동하였습니다. 이에 재단은 2022년 9월 15일에서 20일 사이에 머지(merge) 업데이트를 시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머지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PoW(작업증명방식)에서 PoS(지분증명방식)으로 채굴방식이 변경되어 기존 이더리움 채굴자들은 더 이상 이더(ETH)를 채굴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재단은 PoW 체인에서 개발-배포된 스마트 컨트랙트가 오작동할 수 있으므로 클라이언트도 업데이트를 시행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 같은 발표에 초기 채굴자인 챈들러 궈(Chandler Guo)를 필두로 많은 채굴자가 하드포크하며 이더리움 PoW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왜, 하드포크를 진행하려고 하는가?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의 기본 기능 자체를 수정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기존의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는 업그레이드 방식의 하나입니다. 사실 이더리움 재단은 이더리움 2.0으로 자연스럽게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채굴 난이도를 점차 높여가는 난이도 폭탄(Difficulty bomb)*을 프로토콜에 설계하여 채산성 낮아진 채굴자들이 자연스럽게 PoS 체제로 이탈하도록 유도해 왔습니다.
* 난이도 폭탄(Difficulty bomb)
의도적으로 채굴 난이도를 높여 에너지 집약적인 PoW 채굴 방식을 점진적으로 폐지, PoS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
이에 따라 채굴자들이 자연스레 이더리움 PoS로 전환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더리움 초기 채굴자로 대표되는 챈들러 궈는 PoW 이더리움으로의 하드포크를 진행하겠다고 트위터에서 예고한 상황입니다. 그들이 하드포크하면서 기존 이더리움의 PoW 방식을 고수하고자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채굴자들은 여러 해 동안 이더리움을 채굴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갖추어 채굴해 왔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PoW 기반의 장비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기존 채굴장비를 이용하여 이더리움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하드포크를 통해 현재 이더리움에 적용된 난이도 폭탄 패치를 제거하여 기존과 같은 채산성을 맞추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한,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한 신념 혹은 그동안 안정성을 유지해왔던 기존 이더리움 레코드가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이더리움은 2016년 ‘더 다오’(The DAO) 프로젝트 해킹 사건 이후 하드포크를 통해 탄생하였습니다. 참고로, 당시 하드포크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이 기존의 이더리움 신념과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며 만든 것이 이더리움 클래식입니다.
이 밖에도 테스트넷을 통해 PoS로 넘어가는 과정이 검증되었다고 할지라도 초기의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하지만, PoW 이더리움은 기존 역사를 통해 이미 안정성이 증명되었다는 주장이 이더리움 하드포크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수많은 디앱(Dapp)과 디파이(DeFi)가 PoW 이더리움상에서 돌아가고 있고,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는 것도 이더리움 하드포크를 진행하려는 이유의 하나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