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투자자의 차이

by 이해붕조회 2,2242021-12-10

여러분은 소비자와 투자자를 구분할 수 있으신가요? 다음 문장을 통해 소비와 투자의 주체를 구분해 보겠습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사용목적을 만족시켜 줄 제품을 사고, 투자자는 금융수익에 관한 약속을 산다.

The customer buys a product that will satisfy his/her needs, the investor buys a promise of financial return.


소비와 투자의 특성을 간단히 비교한 이 표현은 특히 투자의 경우 그 활동에 관여하는 자 모두에게 어떠한 규칙이 필요하고 바람직할지 고민해 볼 때 아주 유용한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투자자보호를 위해 어떤 규칙이 필요한지 고민할 때,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소비와 투자는 기본적으로는 계약 행위예요. 보통 투자를 할 때는 어떤 수익을 약속해 주는 대가로 돈을 빌리는 측과 그 약속이 지켜지길 기대하며 돈을 빌려주는 측이 법적 효력이 약정 관계를 담은 문서를 작성하죠. 그래서 금융상품을 ‘financial instrument’라 부르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목적에 맞는 물건, 즉 개인용도 물품(personal use product)을 구매할 때 아주 꼼꼼하게 살펴본 후에 구입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제품의 하자가 발생한다면 문제의 원인과 책임을 판매자에게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다릅니다.


투자자는 개인용도의 물품이 아닌 투자목적자산을 삽니다. 수익에 관한 약속을 사고, 약속된 수익을 기대하며 그 대상물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죠. 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에 투자를 리스크를 주고받는 행위라고도 합니다. 투자물은 기본 속성으로 다른 잠재 투자자에게 되팔 수도 있는 양도성을 갖고 있고(tradable, transferable) 그러한 그 약속을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이들에게 매도할 수 있는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때로 우리는 달콤하고 솔깃한 남의 말에 속아 뼈아픈 피해를 겪기도 하죠. 그리고 뒤늦게 ‘다신 낭패를 보지 않겠다’는 늦은 다짐을 하죠.


앞서 소비와 투자의 본질은 ‘계약 행위’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계약의 내용에는 당사자들이 지키고자 정하는 ‘약속’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계약상의 약정 관계를 명확하게 하지 않거나 눈을 감고 서명을 하게 된다면 법적 효력을 되돌리기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계약하기 전, 물건을 사기 전, 투자를 결정하기 전, 그 조건을 꼼꼼하게 잘 살펴보고 이해하는 것이 바로 올바른 투자의 제일 중요한 원칙일 겁니다. 잘 모른다면 나보다 덜 잘 아는 전문가에게 반드시 물어보아야 합니다.

 

계약관계나 법률 행위와 관련해,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오래된 격언과 함께 “자루 안에 돼지가 들어있다고 하는 남의 말을 덜컥 믿지 마라(Don’t vote for a Pig in a Poke)”는 일상적 표현도 있다고 합니다.

이 표현은 영국의 상법(commercial law) 등에 상행위의 대표적 원칙(guiding principle of commerce)으로 자리 잡고 있답니다. 라틴어로는 ‘caveat emptor(캐비엇 엠토르)’로, ‘사는 사람에게 조심하도록 하라(Let the Buyer Beware)’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어떤 걸 살 때, 진짜 사려던 게 맞는지 확인부터! 확인 안 한 책임은 당신한테 있다!’는 것으로 ‘묻지 마’ 식의 ‘충동구매(결정)’는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거겠죠?


살 가치도 없는 걸로 바꿔 넣고 수작을 부릴 수도 있으니 남의 말만 믿고 덜컥 사지 마세요. 들여다보세요. “어디 한번 꺼내 보세요”라고 요구하세요. 수작이면 바로 들통납니다. 다단계 등 투자설명회 현장에는 이런 말이 넘쳐 난다고 합니다.


“세상 사람 믿지 마세요, 99.99% 다 사기꾼입니다. 내 말만 믿어요.”

“오늘 오신 분께만 특별히 알려주는 좋은 기회입니다!”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자 결정하시죠!”

“나중에 믿어 볼걸... 후회해도 소용없어요!”


이런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야 할까요? 아니면, 꼼꼼하게 잘 살펴보고 결정해야 할까요? 깊게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럴 땐 그냥 “그렇게 좋은걸 왜 나한테까지 권해? 너나 사쇼!”라며 빠져나오시면 됩니다.

이해붕
센터장

두나무(주) 업비트 투자자보호 센터

오랜 금융감독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디지털 자산 투자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