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ESG경영에 최적화된 기반 기술로 주목받는 블록체인

중급10분 소요2022-09-02

ESG경영의 기반 기술(Enabler)로서의 블록체인

기업들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ESG경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ment)의 영문 첫 글자를 합성한 단어입니다. 그간 기업들이 영리활동에 주력해 매출과 영업이익만 낼 수 있다면 지속적인 투자를 받아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는 ESG경영을 소홀히 하는 기업은 자금조달 시장의 참여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EU는 이미 자국의 기업들에게 ESG경영 정보를 공개하도록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도 2025년부터는 자산 2조 원이 넘는 코스피 상장사라면, ESG경영 관련 정보를 공시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ESG경영을 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업들이 ESG경영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Enabler)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류 금융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경우 전력 효율 제고

블록체인은 흔히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작업증명(PoW) 채굴 방식을이용하는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연산을 진행할 때 막대한 전기 에너지가 소비된다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2년 2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공개한 ESG 고려사항(ESG Consideration)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네덜란드의 연간 전력 생산량을 소비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0.5%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소재의 블록체인 전담 산업은행인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은 비트코인 채굴에사용되는 소비 전력은 연간 100테라와트시(tWh)이나,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의 소비 전력은 연간 250테라와트시에 해당하며, 금 채굴에 사용되는 소비 전력은 연간 240테라와트시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는 블록체인이 금융 시스템에 주류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경우 오히려 적은 전력을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물론 채굴에 적지 않은 전력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이 점을 고려해 2020년 1월 미국에서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참여한 비트코인 채굴협의회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채굴에 사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공급망 관리에 활용될 경우 투명한 이력관리 가능

블록체인이 가진 특성을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요 분야가 바로 공급망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 분야입니다. 기존의 중앙화 서버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는 방식은 공급망이 복잡해질수록 데이터의 교환 및 공유가 어려워질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공급망을 구성하는 각각의 유통망을 모두 공개해 투명한 이력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은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는 2018년부터 원두 채취 단계에서 매장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유통 단계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빈투컵(bean to cup)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원두 포장에 부착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커피 원두를 생산한 농장과 농부의 이력, 원두의 로스팅 시기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두를 구매한 고객의 평가 피드백을 반영해 높은 평가를 받은 좋은 원두 생산지와 농부에게는 스타벅스가 어떤 지원을 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는 블록체인 기술의 강점을 잘 활용한 사례로 고객들은 원두의 품질 등에 대한 정보를 신뢰할 수 있고, 스타벅스는 원두의 품질을 지속 향상시킬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빈투컵 실행 화면]

 

회사의 경영정보를 주주가 열람할 수 있도록 구성

블록체인은 플랫폼에 참여한 누구나 자유롭게 모든 거래내역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페이퍼컴퍼니 혹은 조세회피처 등을 통해 기업들이 자산을 사적으로 사용하더라도, 이해관계자인 주주들은 전혀 확인할 수 있는 방도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국내 통신사업자인 세종텔레콤은 2021년 4월 ESG 경영의 핵심 기술로 블록체인을 채택했습니다. 세종텔레콤은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제작한 블루브릭(Blue Brick)을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블루브릭은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Blockchain as a Service)으로 모든 정보를 분산원장에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임의로 수정이나 삭제를 할 수 없도록 방지하며, 허가 받은 이해관계자라면 누구나 정보를 열람할 수도 있도록 하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습니다. 세종텔레콤이 블루브릭을 기업의 지배구조에 적용할 경우 세종텔레콤이 주주들에게 공개하는 경영정보에 대한 신뢰를 보증받을 수 있습니다. 고객들은 세종텔레콤이 공개하는 데이터에 대한 진위여부도 확인 가능합니다. 또한 주주로서 올바른 가치판단을 통한 투자가 가능해 수 있습니다.

[블루브릭 적용 분야]

블록체인은 ESG경영에 최적화된 플랫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블록체인은 ESG경영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금융시스템보다 적은 전력을 사용할 미래 서비스이고, 투명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유통망을 개선하는 기술이자, 현재의 폐쇄적인 기업 구조를 개선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Ark Invest)의 CEO 캐시 우드(Cathie Wood)는 자발적인 참여와 보상을 전제로 시스템이 운영되는 블록체인은 ESG경영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SG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ESG경영 기조가 블록체인 기술의 새로운 활용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커넥팅랩. 민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