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기부 활동에 도움을 주는 블록체인
2월 초,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역에 7.0 이상 규모의 강진을 시작으로 여진까지 이어지며 큰 재난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전 세계 곳곳에서 피해자 구조와 생존자 구호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업계도 구호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비트 거래소는 물론, 디지털 자산 관련 업계에서 디지털 자산을 기부하고, 추가로 구호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기부 활동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긴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부 활동이 대표적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지갑 주소를 통해 디지털 자산을 기부받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디지털 자산뿐만 아니라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작품을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아예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다오(DAO)에서 NFT를 제작 판매하며 기부금을 모으는 경우도 있습니다.
NFT를 활용한 기부 활동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부로 자주 이용되는 방법 중 하나는 NFT 작품을 발행 및 판매하여 수익을 기부하는 것입니다. 앞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활용된 것처럼 그 사례도 다양합니다.
글로벌 통신기업 보다폰(Vodafone)은 세계 최초 SMS 문자메시지를 NFT로 제작하여 경매로 판매한 수익금을 유엔난민기구에 기부했습니다. 트위터의 창업자인 잭 도시도 2006년 3월 최초로 게재되었던 트윗 ‘just setting up my twttr’을 NFT로 제작하여 판매한 수익금을 아프리카 지역의 빈곤 퇴치 활동을 벌이는 자선단체에 기부했습니다. 이외에도 바이낸스가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사진을 담은 NFT를 발행하여 판매한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다양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두나무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두나무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 ‘멸종 위기 식물 보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부산꼬리풀, 제주상사화, 구상나무 등 멸종 위기 식물 10종의 NFT를 발행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NFT 판매 수수료 전액을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 멸종 위기 식물보호기금으로 조성할 계획이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도 판매대금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이 주목받기도 합니다.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블록체인 민간 주도 프로젝트로 출발했던 기부 플랫폼 ‘체리(CHERRY)’는 전 세계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기부 플랫폼입니다. 기부금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관리하여 자신의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출시 3년 만에 10만여 건의 후원 횟수를 달성했는데, 그 금액이 약 70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체리는 국내 최초로 ISO(국제표준화기구)의 블록체인 기술 표준안(ISO/DTR 3242)에 등재되었고, ISO가 발간하는 기술보고서 ISO/TR(Technical Report) 3242에 대표 사례로 수록되기도 했습니다.
체리로 기부 시 확인할 수 있는 마이크로트래킹 과정
부산시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자원봉사은행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의 자원봉사는 공공기관 등의 특정 기관에서 활동 후 이를 인증해 주는 방식을 사용하였는데 그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를 블록체인으로 구축하여 자원봉사 시간만큼 포인트를 제공하고, 이를 활용하여 기부까지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입니다. 자원봉사은행은 아이 돌봄, 반려견 산책 등 개인 간의 봉사까지 포인트 활용을 통해 연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산시 자원봉사은행
신뢰도 확보가 필요한 기부 활동
기부 활동이 늘어날수록 이와 관련된 사기 사건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관련 단체나 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응답자 중 54.8%가 기부 단체들이 모금을 위해 기부자를 속인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절반 이상이 관련 단체들을 믿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들이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기부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지도 모를 일입니다. 좋은 의도로 참여한 기부 활동이 의심없이 그대로 구호자에게 이어지는 세상이 만들어지길 기원합니다. 그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투명한 기부 문화 정책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커넥팅랩. 현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