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진화하는 덕질의 세계, 블록체인으로 팬덤을 실현하다
어느새 8조 원 규모로 성장한 팬덤 경제
보이그룹 BTS는 미국 최고 권위 음악상인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 2개 부문 후보로 지명되고,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는 K팝 걸그룹 최초로 10주 연속 빌보드 핫100 차트에 진입했습니다. 'K-컬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낸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양적, 질적 성장은 아티스트의 창의적이며 독창적인 실력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그들을 꾸준히 지지하고 응원해 온 팬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팬심(心)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이제는 '팬덤'으로 성장했습니다. 팬덤(Fandom)이란 ‘열광자’라는 뜻의 Fanatic과 ‘세력권’을 뜻하는 접미어 Dom의 합성어로,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적・사회적 현상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개인의 호감이 사회적 현상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팬덤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팬덤 경제'라는 단어까지 생겨났습니다. IBK투자증권이 발행한 ‘팬덤 경제학’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팬덤 경제의 시장 규모는 7조 9,000억 원에 이릅니다.
내가 Pick한 연습생은 어떻게 됐을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팬덤의 영향력을 인식하고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블록체인을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아티스트 선발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사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모드하우스는 팬들이 아티스트의 NFT 구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아이돌 육성에 기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기획사가 K팝 아이돌 멤버 구성을 했다면, 모드하우스는 팬들이 참여하여 멤버 구성을 하는 행태로 전환한 것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프로듀스 101, AKB48처럼 팬들이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방식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멤버가 있었다”, “아티스트 선정 과정이 의심스럽다” 등 투표 결과를 두고 논란이 이어져 왔고, 실제로 제작진이 투표 조작에 가담했다는 루머가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이와 달리, 모드하우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최근 모드하우스가 결성한 24인조 걸그룹 트리플S는 2곡의 신곡에 참여할 8명의 유닛 멤버를 팬들이 선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트리플S의 멤버가 새겨진 포토카드 NFT를 구입하면 ‘꼬모(COMO)’ 토큰을 얻을 수 있는데, 이 토큰을 투표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 구매 및 투표 과정을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했습니다.
팬들도 수익 창출이 가능해질 미래의 팬덤 경제
블록체인, NFT 기술 적용으로 앞으로의 팬덤 경제는 어떻게 바뀔까요? BTS가 소속된 하이브의 미국 지사 하이브 아메리카는 2022년 9월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블록체인이 접목된 팬덤 경제의 미래 모습을 제시했습니다.
하이브 아메리카의 이재상 대표는 “소유권 경제가 도입되면 이용자는 디앱(DApp)에서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광고주는 이용자에게 광고료를 지불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즉, 팬덤이 DApp에서의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입니다.
그가 언급한 것처럼 팬덤 경제에 적용되고 있는 블록체인의 생태계가 더욱 확장되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앞으로도 여러 가지 실험적인 시도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커넥팅랩. 민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