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한국은행의 CBDC 실거래 테스트와 해외의 CBDC 시범운영 사례
지난 2023년 11월 한국은행은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계획의 후속조치로, 테스트 세부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테스트 계획은 크게 실거래 테스트와 가상환경에서의 기술 실험으로 구분 실거래 테스트는 일반인들이 참여하여 실생활에서 CBDC를 직접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가상환경에서의 기술 실험은 한국은행과 참여 금융기관 간 전산으로 구현한 가상환경에서 기술적인 실험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한국은행의 CBDC활용성 테스트 계획을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실거래 테스트 중심으로 알아보고, 해외에서는 CBDC 시범 운영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디지털 바우처’를 활용한 CBDC 실사용 테스트 계획
실거래 테스트가 진행될 서비스는 ‘디지털 바우처’입니다. 바우처란 정부가 수요자에게 쿠폰을 지급하여 원하는 공급자를 선택하도록 하고, 공급자가 수요자로부터 받은 쿠폰을 제시하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복지 제공방식에서 지급되는 쿠폰을 말합니다.
현재 정부, 기업 등 많은 기관에서 보조금, 상품권, 이용권 등 다양한 바우처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수수료, 느린 정산 프로세스, 사후 검증에 따른 부정수급 우려, 민간사업자에 대한 의존도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프로그래밍 기능을 적용할 수 있는 CBDC 기반 예금토큰을 활용하여 디지털 바우처를 도입한다면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우선 스마트계약을 활용하여 중개기관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디지털 바우처의 사용조건 설정과 대금지급의 자동화가 가능하여, 수수료 절감, 정산 절차 간소화, 사후 검증 효율성 증가로 부정수급 방지 등 여러 방면에서 개선이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CBDC와 예금 토큰을 활용하여 새로운 공공 바우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경우 바우처 사업이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는 문제점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실제 테스트는 다음의 과정을 거쳐 진행됩니다. 우선 바우처 발급 기관에서 은행에 발급 신청을 하면, 은행에서 디지털 바우처 기능이 추가된 예금토큰을 발행합니다. 이용자가 이 예금토큰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면 사용/지급조건의 충족여부를 자동으로 파악하여 정산 및 대금 지급이 실시되게 됩니다. 테스트에 참여하는 일반 이용자는 2024년 9~10월경에 참가은행을 통해 총 10만 명을 모집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한번 참여해 보시기 바랍니다.
2016년부터 단계별 논의를 거쳐 CBDC 시범운영을 실시 중인 스웨덴
다음으로는 우리나라에 앞서 CBDC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스웨덴은 주요국 중 CBDC 도입 논의를 가장 먼저 시작하고, 지속적인 연구와 논의 끝에 순차적으로 CBDC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자국민의 현금 사용이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2016년부터 CBDC 도입 논의를 진행하였으며, 2017년부터 3단계에 걸쳐 ‘e-크로나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프로젝트 1단계에서는 e-크로나의 기본 개념을 이론적으로 구상하였고, 2단계에서는 e-크로나의 특성을 구체화하고, 실제 발행에 발행 시 기술적 가능성과 정책, 법률 측면의 이슈를 분석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전검토를 거쳐 2019년부터 3단계로 e-크로나 시범운영(pilot test)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범운영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e-크로나는 중앙은행이 은행 등 참가기관을 대상으로 e-크로나를 발행하면, 참가기관이 실 사용자에게 이를 유통시키는 2단계(two-tier) 구조입니다. 한국은행에서도 2021년에 실시했던 ‘CBDC 모의실험 연구 1단계’에서 이와 같이 중앙은행이 CBDC를 제조‧발행하고 은행 등 참가기관이 사용자에게 CBDC를 교환해 주는 2단계 체계를 채택한 바 있습니다. R3사의 코다(Corda) 플랫폼을 활용하여 시스템을 설계하였으며, 사용자는 전자지갑에 e-크로나를 보관하며, 연중무휴 24시간 실시간 지급이 가능하도록 구현될 예정입니다.
대대적으로 시범운영을 실시하며 CBDC 사용처를 늘려가는 중국
다음으로 살펴볼 사례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주요국 중에 가장 대대적이고 광범위한 CBDC 시범 운영을 실시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중국은 2019년 일부 시범 지역에서 상업은행이 참여하는 ‘폐쇄식 테스트’를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선전, 쑤저우 등 일부 지역에서 일반 시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공개 테스트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에는 중국 전역으로 시범 운영을 확대하여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이 2023년 5월 기준으로 17개 성‧시의 26개 구역에 달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공무원과 공공기업의 급여를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하는 등 디지털 위안화의 사용 용도가 개인 간 자금이체 수단, 물품구매, 결제대금뿐 아니라 공공영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위안화 역시 중국인민은행이 발행하고 상업은행과 인터넷은행 등으로 구성된 지정운영기관이 이를 유통하는 2단계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위안화의 운영구조는 ‘1화폐-2데이터베이스-3센터 구조’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는 한 종류의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며, 데이터베이스를 중앙은행과 운영기관 간 이중화하여 운영하고, 중국인민은행 내 인증센터, 데이터센터, 등록센터의 세 개의 센터를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커넥팅랩. 도담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