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이동통신사, 블록체인 도입 통해 통신 효율 극대화 기대
6G 시장 선점 위해서는 SW 기술 지원 필수
20GB(기가바이트) 크기의 동영상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데 단 0.16초가 걸린다고 상상해 보세요. 5G보다 전송속도가 50배 빠른 6G가 상용화된다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LTE에 비해서는 1,000배 빠른 속도죠. 이동통신 기술은 국민들의 편의성 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미래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디지털 인프라이다 보니, 벌써부터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 간에 6G 표준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그 일환으로 2024년 3월 한국은 18개 정부 기관이 참여하는 국가표준심의회에서 6G를 포함해 AI와 지능형 반도체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기술들의 국제 표준화에 2,271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통신기술이 진화하면서 무선통신 기술도 변화가 필요한데요. 더 빠르고 끊김이 없는 통신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지국과 같은 액세스 포인트를 더 촘촘하게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하드웨어 인프라를 늘리는 것으로는 역부족일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통신자원 배분과 보안과 같은 부가적인 효용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지원도 절실합니다.
[주요국 6G 개발 동향]
출처 : 정보통신산업지능원, 6G포럼 등
이동통신사, 보안과 통신 효율 이슈 해결을 위해 블록체인 SW 기술 도입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는 2023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무선 통신의 유휴 자원을 적극 이용할 수 있는 실증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5G는 물론 6G까지 안정적인 통신 자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NTT에 따르면 2030년에는 2020년보다 무선 통신 트래픽이 80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한 무선 리소스 확보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지국을 설치하는 방식은 무선 액세스 자원을 확보하는 좋은 수단이지만 높은 비용 문제에 마주하게 되는 것이 현실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NTT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무선 통신 자원 확보를 고심하게 됐죠.
마침 솔루션이 필요한 시기에, NTT가 내놓은 해결책은 바로 기존 무선 자원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NTT에 따르면 도쿄에는 500만 개의 Wi-Fi 액세스 포인트가 있는데요. 도시에서 필요한 통신 자원의 20배 수준이라고 합니다. 각자 개인 용도로 활용되고 있지만, 만약 개인이나 기업이 보유한 무선랜 등 기존 통신 자원을 이용하면 추가 투입 비용을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액세스 포인트를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선결 과제도 있는데요. 많은 인원들이 공통의 통신 자원을 이용하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이슈와 통신 품질 저하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요. 그러던 와중에 NTT가 문제 해결을 위해 주목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우선 NTT는 무선 기지국 주변에 위치한 Wi-Fi 액세스 포인트와 블록체인상에서 디지털 서명을 통해 트랜잭션 환경을 구축합니다. 이후 개인 Wi-Fi 장치 주변의 기지국별 혼잡 상황을 고려해 무선 통신 자원을 할당하죠. 여기서 개인들이 블록체인에 참여할 동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한데요. NTT는 무선 액세스 포인트를 공유해주는 서비스 이용자에게 보상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NTT는 블록체인상에 기록된 무선 통신 자원 할당 이력을 참조해 각 기지국에 접속하는 기기 수와 혼잡상황을 파악하고 있는데요. 이후 혼잡한 무선 액세스 포인트에 통신 신호가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NTT 자체 무선 자원 향상 이용 기술을 접목하여 블록체인을 토대로 무선 통신 효율까지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NTT의 파격적인 실험은 2023년 5월 성공하면서 향후 통신 기술에 블록체인이 사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실제로 2024년 1월에는 스페인 유력 이동통신사 텔레포니카(Telefónica)가 블록체인 기업 노바랩스(Nova Labs)와 멕시코에서의 통신 서비스 개선 노력에 협력하기로 하였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노바랩스가 보유한 블록체인 기반의 무선 네트워크 기술인 헬륨 모바일 스팟(Helium Mobile Hotspots)을 적극 활용해 멕시코에서 인프라 비용을 낮추고 모바일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텔레포니카는 멕시코에서의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텔레포니카는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유럽과 중남미 전역의 17개국 이상에서 운영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확장 가능성이 크죠.
통신 기술의 죽마고우로 자리 잡는 블록체인
통신 기술은 우리 삶에 필수재로 자리 잡았지만, 이동통신사들은 통신 환경 개선을 위해 투자하는 비용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버라이즌과 같은 글로벌 탑 통신사도 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은 하드웨어 인프라 확충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통신사들에게 새로운 해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하드웨어 인프라의 효용을 최대로 늘릴 수 있게 된다면, 기존에 통신망 확충에 투자하던 비용을 R&D 비용으로 전환해 실질적인 통신 기술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통해 고질적인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6G 등 무선 통신 기술을 선도해 나갈 통신사업자의 미래를 주목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커넥팅랩 민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