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유행에 민감한 '밈코인', 투자 열풍에 각별한 주의 필요
디지털 자산으로 재탄생한 밈 문화
밈(Meme) 문화를 아시나요? 밈은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언급된 개념입니다. 책에서는 유전이 아닌 모방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요소라는 뜻으로 정의합니다. 대중문화에서의 밈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요소를 모방 혹은 재가공한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밈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산업에서 밈에 영감을 받아 탄생한 디지털 자산을 '밈코인'이라고 부릅니다.
밈코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시바견 이미지를 본떠 만든 '도지코인(DOGE)'이 최초입니다. 도지코인은 출시 시점에는 큰 인기가 없없습니다. 하지만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방송 인터뷰와 트위터를 통해 달 탐사 계획의 일환으로 도지코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달 탐사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겠다고 말하면서 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덕분에 SNS상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생일 축하 메시지에 도지코인의 이미지가 활용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밈코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활용하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과 수요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밈코인, 과연 안전할까?
그렇다면 도지코인은 안전한 디지털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도지코인 제작 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13년 12월, 어도비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하던 잭슨 팔머(Jackson Palmer)와 빌리 마커스(Billy Markus)가 도지코인을 제작했습니다. 2013년 당시의 디지털 자산 투자 열풍을 풍자하고 조롱하기 위해 장난식으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도지코인입니다. 이처럼 밈코인은 장난과 재미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 1개당 가격이 1달러 미만으로 매우 저렴합니다. 따라서 투자자의 접근이 쉽고, 가격 변동도 매우 유동적입니다.
2021년,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흥행에 힘입어 '스퀴드(SQUID) 코인'이 등장해 순식간에 발행가 대비 2,428% 가격이 급상승했습니다. 2022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 이후 등장한 '엘리자베스 이누' 밈코인은 30,000%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2023년 5월, 유명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을 모티브로 한 '호머심슨' 밈코인의 가치가 1주일 만에 60,000%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또 유명한 온라인 밈 중 하나인 개구리 페페(Pepe the Frog) 캐릭터 모습을 본뜬 ‘페페(PEPE) 코인’ 역시 최근 거래소 거래지원 이후 한 달 만에 가격이 411%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밈코인은 이슈화된 이후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대표적인 밈코인인 도지코인의 경우 일론 머스크가 언급한 이후 가치가 높아졌지만, 이후 가치가 떨어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밈코인, 높은 변동성과 러그풀 리스크를 고려해
투자에 각별한 주의 요구
2021년 10월,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이 발행한 세계금융안정보고서에서 밈코인을 내재적 가치가 없음에도 유행에 따라 시세가 형성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하는 대상으로 간주했습니다.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에릭 자르딘(Eric Jardine) 연구책임자 역시 밈코인에 대해 “보유가치에 대한 근거가 없고 개발 주체도 명확하지 않아, 유행의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이 매우 크다.”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밈코인의 높은 변동성만큼 유의해야 할 것이 ‘러그풀’입니다. 러그풀은 디지털 자산 개발자들이 투자를 회수하는 사기 행위로, 실제로 앞서 언급한 스퀴드 코인은 개발자가 돌연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종적을 감추는 바람에 4만 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장기적인 디지털 자산의 투자를 꿈꾸시나요? 그렇다면 일시적인 트렌드에 치우친 밈코인 보다는 발행 의도와 로직이 분명한 디지털 자산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커넥팅랩. 민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