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의 현재와 미래(1)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은 이미 실질적인 기축통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투자자에게는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가치를 지키는 안전한 피난처이자, 거래소 시장에서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핵심적인 연료와도 같습니다.
‘스테이블(Stable)’이라는 이름 때문에 변화가 없을 것 같지만, 사실 스테이블 코인은 그 어떤 분야보다 꾸준히, 치열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효율성과 확장성을 갖춘 거대한 금융 인프라로 거듭나고 있죠. 이번 칼럼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이 밟아온 진화의 과정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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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은 어떻게 진화해 왔을까요?
스테이블 코인의 시작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빈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초기 USDT는 비트코인 트랜잭션의 ‘OP_RETURN’이라는 필드(일종의 낙서장 같은 공간)에 거래 내역을 적어 코인의 보유와 이동을 기록했습니다. 이 시기를 흔히 ‘컬러드 코인(Colored Coin)’ 시대라고 부릅니다.
이후 이더리움과 ERC-20 표준이 등장하면서 스테이블 코인은 비로소 ‘프로그래밍 가능한 돈(Programmable Money)’으로 진화했습니다. 단순한 가치 저장과 전송을 넘어, 다른 스마트 컨트랙트와 자유롭게 결합하며 디파이(DeFi) 생태계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레이어 2 솔루션과 크로스체인 기술을 통해 용도에 맞는 최적의 체인을 선택하는 ‘멀티 체인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이제 스테이블 코인은 단일 블록체인에 갇히지 않고, 십수 개의 체인을 넘나들며 가치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거래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입니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두 마리 토끼 잡기: 확장성과 프라이버시
스테이블 코인이 대중적인 결제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속도(확장성)와 프라이버시입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탈중앙을 유지하면서 이 두 가지를 함께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근 이 난제를 해결할 열쇠로 ‘영지식증명(ZKP) 기반 롤업’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ZK롤업은 수천 건의 스테이블 코인 거래를 별도의 레이어(L2)에서 처리한 뒤, 압축된 증명 값만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이더리움을 기준으로 하면 메인넷 대비 가스비를 1/100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절감하면서도 즉각적인 거래 확정이 가능해집니다. 동시에 ZK롤업 레이어에서 이루어지는 거래 내용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 익명성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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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경험의 혁명, “가스비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내세요”
지인에게 10달러어치 코인을 보내려는데, 수수료로 낼 이더리움(ETH)이나 솔라나(SOL)가 없어서 거래소에서 소액을 추가로 매수했던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할 때 가장 큰 진입장벽은 전송을 위해 ‘가스비’라는 별도의 수수료를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아크(Ark), 스테이블체인(Stable chain) 등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스테이블 코인 네이티브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등장했습니다. 이 시스템에서는 가스비를 다른 변동성 자산 대신, 내가 전송하려고 하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직접 지불합니다.
사용자는 복잡한 블록체인 원리를 몰라도, 오직 스테이블 코인 하나만 보유하면 송금과 금융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이 단순한 토큰을 넘어, 독립적인 금융 생태계의 핵심 운영체제(OS)로 거듭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치며: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의 진화
결국 스테이블 코인 기술이 지향하는 바는 사용자가 기술을 의식하지 않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입니다. 영지식증명을 통해 성능과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네이티브 체인을 통해 사용성의 장벽을 허물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기술적 토대가 단단해진 스테이블 코인은 이제 ‘영역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실물 자산(RWA)과 결합해 이자를 만들어내고, 비트코인 네트워크와 융합하며 경제 시스템 자체를 혁신하려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경계를 넘어서는 미래의 화폐’로서 스테이블 코인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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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우 한성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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